존.F.케네디와 근막통증증후군

pic_blog03_1미국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인 존. F. 케네디는 별명이 `걸어 다니는 종합 병동’ 이였습니다. 그만큼 병치레가 많았는데요, 생전에 그를 괴롭힌 통증 중 하나가 2차대전 참전 중 생긴 극심한 허리 통증이었습니다. 선거 당시에는 하루 종일 유세를 뛰고 나면 등(허리)의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저녁에 한 시간씩 목욕탕에서 뜨거운 탕 안에 앉아 있어야 했으며, 5.16쿠데타 이후 미국을 방문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수행원들의 증언에 의하면 회담 때도 케네디는 허리가 좋지 않아 흔들의자에 앉아있어야 했으며, 이 마저도 매우 힘들어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합니다.

케네디의 사진이나 영상물을 보면 항상 구부정한 자세로 허리를 이용하지 않고 상체 전체를 통째로 움직이며 연단은 두 손으로 짚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건강상 문제로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해서 체중을 불리려 했고 남성 호르몬도 투여했다는 소문도 있었는데요, 이런 류의 소문이 신빙성 있게 돌기만 해도 치명적이었기 때문에 존 에드거 후버 FBI국장에게 슬슬 기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당시 케네디의 주치의는 디스크 탈출로 진단하고 뼈에 철심을 박는 등 여러 번의 수술을 시행했지만, 케네디의 통증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고통받던 케네디는 Janet Graeme Travell 라는 의사를 만나면서 통증에서 많이 벗어나게 됩니다. 우습게도 Dr. Janet의 진단은 디스크탈출증이 아닌 근육과 근막(myofascial)에서 비롯된 `근막통증증후군(MFPS)’이였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비수술적인 방법(dry-needling)으로 대통령을 치료했으며 현재까지도 근막통증증후군의 선구자로 불리고 있습니다. 케네디 대통령의 일화는 의학이 발달하지 않은 1950년대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이지만, 이처럼 근막통증증후군의 증상은 애매하여 지금도 다른 질병들과 구별이 어려울 때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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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와 인간의 근육은 구조적으로 비슷합니다. 오렌지의 수많은 노란 알갱이들을 하얀 막들이 둘러싸고 있듯이, 우리의 근육 또한 근막이라는 얇은 막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오렌지의 막들이 서로 연결되어 전체적인 외형을 유지시켜주듯이, 근막도 다른 조직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인체를 구성하고 움직임에 관여하게 됩니다. 통증이 발생하면 근육은 수축하게 되고, 근막은 근육을 따라 변형되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근막은 그 형태가 쉽게 변하며, 상대적으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성질은 매우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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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원리로 지속적인 자극, 잘못된 자세는 근막을 변형시키고 만성적으로 굳어지게 하는데요, 이렇게 뒤틀린 근막으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을 근막통증증후군(MFPS)이라 합니다. 흔히 환자분들은 담이 들었다, 담이 돌아다닌다, 근육이 뭉쳤는데 잘 낫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이는 이미 근막의 변형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통증이 만성화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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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막통증증후군은 근육의 특정부위(통증유발점)를 압박하면 통증이 유발됩니다. 이러한 통증유발점은 조직이 엉켜있는 매듭 같은 부분인데요, 특이하게 통증은 관련이 없어 보이는 부분에 발생하게 됩니다. 즉, 목 근육을 누르니 두통이 발생하거나, 엉덩이를 누르니 다리가 저리기도 합니다.

이제는 의학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케네디 대통령의 시대보다 근막통증증후군을 쉽고 빠르게 치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Disclaimer: 본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글로써, 증상이 발현한 경우 전문가와 반드시 상담하십시오.  이 정보로 인한 어떠한 손해에 대해서도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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